딸이 꽃보러 가고 싶다고 가보고 싶다고 했었는데 마침 스케줄을 뺄 수 있어 모녀 여행을 예약했다.
이미 4월 말이라 비수기에 접어들어 많이 더워진데다 연합상품이라 스케줄이 제각각인 세 팀을 한 번에 인솔하느라 하경선 가이드분이 골치를 앓았다. 빠르고 흔들림 없이 버스를 운전해준 김찌 드라이버와 맛있는 식당이나 변동사항이 발생하는 와중에도 대체 관광지 예약에 힘쓴 람 현지 가이드에게 다시 한 번 감사를 표한다.
나머지 2팀은 저녁에 와서 첫날은 아주 여유롭게 진행되었다. 요즘 베트남에서 핫하다는 뚝배기 쌀국수로 점심을 먹은 후, 시장을 구경하러 방문했다. 오전 비행기임에도 공항 ATM이 먹통이라 출금을 못했는데 하경선 가이드가 100만동을 빌려주었다. 예상보다 너무 더워서 딸과 함께 시원하게 입을 수 있는 원피스를 두 장 구입했다. 그 후 파도에 떠내려가는 부인을 붙잡고 있던 남편의 손자국과 바위섬이 되어버린 부인의 전설이 남아있는 혼총곶부터 방문했다. 혼총이 남편바위, 혼보가 부인바위라는 뜻이다. 나짱 해변의 호텔 거리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위치도 그렇고, 높은 파도가 칠 수 있다는데 우리가 방문했을 때는 썰물 때라 아주 잔잔하고 약간 초록빛이 돌아 남쪽으로 온 실감이 들어 좋았다. 호텔도 바로 옆의 호라이즌 호텔로 배정되었는데 방도 넓고 오션뷰라 침대에 누우면 수면 위에 누운 것 같이 호사를 누리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23층 객실 기준 아침에 침대에서 창 밖으로 보이는 바다
웰컴 후르츠도 한 접시 놓여있었는데 가이드가 간식으로 넣어준 과일도시락이 더 맛있었다.
용안은 약재라 하루에 많이 먹으면 안된다던데 4인 기준으로 큰 걸 넣어준 것 같다. 망고가 맛있다.
호라이즌 호텔 조식은 인터내셔널이라도 중화권에 맞춘 느낌이라 향신료나 느끼한 게 소화 어려운 사람은 고추장이나 컵라면을 챙기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고구려나 달랏가든이나 모두 고기 양념이 단짠으로 호불호 없이 먹을 수 있는 느낌이었고 상추가 싱싱했다. 고구려는 야채를 미리 슬라이스 해둬서 마른 느낌이 없으면 더 좋을 것 같다. 한식도 현지식도 한국보다 쌈 더 많이 싸먹을 수 있고 푸짐해서 너무 배가 불렀다. 진로 소주 들어가는 곳에서 먹은 분짜는 유탕처리한 것 같은 라이스페이퍼가 또 누룽지 같은 느낌이 들어서 별미였다. 가이드가 망고 주스를 챙겨줘서 입가심을 상큼하게 할 수 있었다. 우렁이 핫팟과 수끼 그리고 죽통밥과 닭구이를 먹은 식당은 음식도 맛있고 키우는 강아지도 귀여웠다.
테라코타 호텔 조식은 샐러드와 삶은 채소 그리고 다양한 토핑을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음료도 주스, 커피, 우유뿐만 아니라 아티초크차나 시트러스를 포함한 디톡스 워터도 제공되었다. 커피 디스펜서에서 뜨거운 커피를 뺄 수 없는 게 좀 아쉬웠다. 호밀빵부터 크루아상까지 유지 포함량이나 밀가루양을 취향에 따라 빵도 고를 수 있고 테라스석이 있는 점도 좋았다. 베트남 스트리트푸드 코너도 맛있었다. 비둘기들이 빵부스러기 먹으려고 바닥에 걸어다니는 게 싫은 사람은 실내 테이블도 널널하게 좌석을 이용할 수 있다.
테라코타 호텔 뷔페 죽통밥과 닭구이 특히 죽통밥이 쫀득하고 약밥느낌이 났다
테라코타 호텔은 새벽에 호숫가 산책하기도 좋았다.
테라코타 호텔 호수 산책로에서
힌두교 사원인 양 뽀나가 사원이나 불교 사원인 롱산사, 죽림사, 린푸옥 사원 등 종교시설도 둘러보고, 다딴라 폭포와 바오다이 여름별장, 크레이지 하우스, 랑비엔 전망대, 달랏 기차역, 플라워가든, 쓰엉흐엉 호수, 현지 카페 등 관광지도 둘러보면서 추억이 남을 만한 사진들을 많이 찍을 수 있도록 가이드들이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었다.
수국이 많았던 4월 후반의 달랏
죽림서원 사루비아 화단에서 한 컷
나트랑 대성당은 차창관광이지만 호라이즌 호텔에 숙박한다면 바로 옆에 바랑 성당이 있다. 저녁에도 개방 중이니 천주교 신자들도 나짱에 일요일 숙박이라면 좋은 상품인 듯 하다. |